불합격 통보를 보내면 담당자의 일은 끝납니다. 목록에서 그 사람이 사라지고, 다음 단계 후보들로 화면이 넘어갑니다.
받는 쪽에서는 그 메일이 시작입니다.
메일을 열고 나서
떨어졌다는 문장을 확인한 뒤 사람들이 하는 일은 대개 비슷합니다. 순서까지 비슷합니다.
먼저 다시 읽습니다. 특히 이유가 적혀 있는지 찾습니다. 없으면 문장 사이에서 단서를 찾으려 합니다. "아쉽게도"와 "죄송하지만" 중 어느 쪽인지, 자기 이름이 들어 있는지, 어느 회사에나 보낼 수 있는 문장인지.
그다음 회사를 검색합니다. 이건 원망이 아니라 정리입니다. 내가 부족했나, 애초에 뽑을 계획이 있었나, 저 자리가 계속 열려 있나. 공고가 아직 올라와 있으면 그 자체가 하나의 답으로 읽힙니다.
커뮤니티를 봅니다. 같은 회사에 지원한 사람들의 후기가 있으면 읽고, 자기 경험을 덧붙일지 잠깐 고민합니다. 여기서 쓰이는 문장은 대개 "떨어진 건 괜찮은데"로 시작합니다. 뒤에 붙는 게 문제입니다 — 연락이 없었다, 두 달 뒤에 왔다, 이유를 안 알려줬다.
마지막으로 분류합니다. 다시 지원할 회사인지 아닌지. 이 판단은 합격 여부로 갈리지 않습니다. 어떻게 통보받았는지로 갈립니다.
회사가 손댈 수 있는 건 하나뿐입니다
위 네 단계에서 회사가 개입할 수 있는 지점은 첫 번째, 메일 그 자체뿐입니다. 검색 결과도 커뮤니티 글도 이미 우리 손을 떠나 있습니다.
그래서 통보 한 통에 걸린 것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세 가지만 다르게 하면 됩니다
보냅니다. "합격자에게만 개별 연락드립니다"는 배려로 쓴 문장인데, 받는 쪽에서는 아무 말도 안 해주는 회사로 읽힙니다. 연락을 못 받은 사람은 그 회사에 다시 지원하지 않고, 그 경험을 주변에 말합니다. 게다가 채용절차법은 채용 여부가 확정되면 알리도록 하고 있습니다.
늦지 않게 보냅니다. 결과가 두 달 뒤에 오면 통보가 아니라 통계가 됩니다. 늦은 통보는 안 보낸 것보다 나쁠 때도 있습니다 — 그 사람은 이미 결론을 내렸고, 뒤늦은 메일은 그 결론을 확인해줄 뿐입니다.
다시 올 수 있게 씁니다. 이번 전형의 탈락자가 다음 채용의 후보입니다. 문장 하나 차이입니다. "지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로 끝내는 것과, "다른 포지션이 열리면 다시 뵙고 싶습니다"로 끝내는 것은 재지원 여부를 갈라놓습니다. 단, 진심이 아니면 쓰지 않는 게 낫습니다. 그런 문장은 대개 티가 납니다.
문구를 처음부터 쓰기 어렵다면 불합격 통보, 안 보내면 더 손해에 다섯 종을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유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쓸지에 대한 판단 기준도 함께 있습니다.
왜 이게 채용 성과인가
지원자 경험은 착한 일의 영역으로 분류되곤 합니다. 실제로는 다음 채용의 비용입니다.
이번에 최종까지 온 사람이 다시 지원해준다면, 그 사람에 대해 회사는 이미 서류와 면접을 거쳐 알고 있습니다. 그 검증에 들인 시간은 이미 지출됐습니다. 통보 한 통 때문에 그 사람이 다시 오지 않으면, 다음에 같은 자리를 채우려고 같은 비용을 또 씁니다.
그리고 이건 지금 진행 중인 채용에도 영향을 줍니다. 좋은 후보는 여러 곳을 동시에 봅니다. 회사 이름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후기가 그 사람의 판단에 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