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테스트를 시작하면서 규칙을 하나 정했습니다. 오늘 나온 이슈는 오늘 끝낸다.
왜 하루를 넘기면 안 되나
거창한 방법론이 아니라 계산의 문제였습니다. 이슈가 하루를 넘기면 세 가지가 따라옵니다.
재현 맥락이 사라집니다. 발견한 사람은 그때 무슨 화면에서 무엇을 누르고 있었는지 기억하지만, 다음 날이면 "가끔 안 되던데요"가 됩니다. 그때부터는 고치는 시간보다 재현하는 시간이 더 듭니다.
우회 습관이 생깁니다. 사람은 막히면 돌아갑니다. 며칠 지나면 "그건 원래 그렇게 해야 해요"가 팀의 상식이 되고, 그러면 아무도 다시 문제로 신고하지 않습니다. 결함이 사양으로 굳는 과정입니다.
목록이 쌓이면 회의가 필요해집니다. 다섯 건이 쌓이는 순간 무엇부터 할지 정하는 시간이 생깁니다. 대부분 5분이면 고칠 것들인데, 순서를 정하는 데 그보다 오래 걸립니다.
실제로 어땠나
사내 테스트가 가장 활발했던 2주간의 기록입니다. 하루에 처리한 수정 건수입니다.
많은 날은 하루 16건이었습니다. 대단한 작업이 아니라 대부분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선택지를 골라도 반영되지 않는 셀렉트, 특정 화면에서만 나는 오류, 잘못 읽힌 전화번호, 마감일을 비웠을 때의 표기.
하나하나는 사소하지만, 쌓이면 "이 제품은 여기저기 안 된다" 는 인상이 됩니다. 그 인상은 기능 하나를 더 넣어서 지워지지 않습니다.
당일에 못 끝낸 것도 있었습니다
가장 오래 끈 건 "공고에서 부서를 골라도 선택이 안 된다"는 신고였습니다. 화면만 보면 셀렉트 버그인데, 코드에는 이상이 없었습니다.
원인은 전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배포 직후 오래 열어둔 탭에서는 이전 버전의 스크립트 파일을 찾다 실패하고, 그러면 화면 전체가 반응하지 않게 됩니다. 다만 대부분의 요소는 겉보기에 멀쩡해서, 값이 화면에 반영돼야 하는 셀렉트에서만 증상이 눈에 띈 것입니다.
증상과 원인이 멀면 당일에 못 끝냅니다. 이 건은 며칠에 걸쳐 재현 조건을 찾고, 셀렉트 쪽을 스크립트 없이도 동작하게 바꾸고, 새로고침을 유도하는 장치를 따로 넣어서야 정리됐습니다.
가능했던 조건 세 가지
이 규칙은 의지만으로 되지 않았습니다. 세 가지가 받쳐줬습니다.
쓰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이 같은 채용을 돌리고 있었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티켓이 아니라 말로 전달됐고, 고친 뒤 확인도 그 자리에서 됐습니다.
배포가 명령 하나였습니다. 고치는 데 5분, 내보내는 데 30분이면 당일 처리는 불가능합니다. 배포를 한 줄로 만들어둔 게 결과적으로 가장 큰 투자였습니다.
되돌릴 수 있었습니다. 직전 이미지를 항상 남겨두기 때문에 잘못 나가도 즉시 되돌립니다. 되돌릴 수 있다는 걸 알면 작은 수정을 미루지 않게 됩니다.
그럼 테스트는 안 하나
당일 처리라고 하면 확인 없이 내보내는 것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반대에 가깝습니다. 확인이 빠르지 않으면 당일 처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가장 크게 작용한 건 문제를 발견한 사람이 곧바로 확인해줄 수 있는 자리에 있었다는 점입니다. 고친 다음 "이거 지금 다시 해보시겠어요"가 몇 분 안에 끝났습니다. 별도의 검증 일정을 잡아야 했다면 규칙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을 겁니다.
물론 이건 사내 테스트라서 가능했던 조건입니다. 바깥 팀이 쓰기 시작한 뒤로는 이 자리를 대신할 장치가 필요했고, 그래서 만든 것이 아래의 아침 리포트입니다.
대가도 있었습니다
당일 처리에는 분명한 부작용이 있습니다. 구조를 바꾸는 큰 작업이 계속 뒤로 밀립니다. 오늘 끝낼 수 있는 일만 하다 보면, 이틀 걸리는 일은 영원히 시작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몰아서 하는 시간을 따로 뒀습니다. 설정 화면을 전면적으로 통일한 작업, 파일 저장 경로를 회사 단위로 재편한 작업이 그렇게 나왔습니다. 며칠씩 걸렸고 당일 처리 규칙에서 예외로 뒀습니다.
정리하면 이 규칙은 작은 결함에만 적용되는 규칙입니다. 모든 일을 당일에 끝내겠다는 뜻이 아니라, 작은 것을 쌓아두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지금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클로즈 베타로 바깥 팀들이 쓰기 시작한 뒤에도 같은 방식입니다. 다만 확인 경로가 하나 늘었습니다. 매일 아침 8시에 운영 리포트를 받아 발송 실패와 AI 검토 실패를 먼저 확인합니다. 문의보다 먼저 발견하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주에 무엇을 고쳤는지 매주 공지사항에 그대로 올립니다. 고친 것도 숨기지 않고 씁니다. 이 기록이 규칙을 유지하게 만드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 한 주 동안 고친 게 없으면 그것도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이 시리즈의 첫 글은 HATS라는 이름 — 줄임말, 그리고 분류모자입니다.